2025년 방영된 중국 드라마 금월여가(金月餘歌, 총 36부작)는 천산다객의 소설 《여장성》을 원작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묵우운간에 이어 두 번째로 드라마화된 천산다객의 소설이라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저우예와 승뢰가 주연을 맡아 액션과 로맨스를 동시에 담아내며, 전쟁과 위장된 정체성 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 중심에 놓인다. 작품은 중국 내에서 무난한 호평을 받았으나, 중반부 전개의 아쉬움과 제작비 한계가 지적되기도 했다.
1. 원작과 드라마의 전개: 여장군의 숙명
금월여가는 병약한 오빠 하여비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전장에 나선 하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녀는 전장에서 무공을 떨치며 ‘비홍장군’이라는 칭호를 얻고 나라를 구하지만, 오빠의 귀환과 가문의 배신으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사부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하안은 화안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신분을 숨긴 채 군영에 들어가 다시 재기를 노린다.
드라마는 주인공이 끊임없이 타인의 신분을 대신하며 살아가는 ‘위장의 삶’을 주요 모티브로 삼는다. 교부인으로 변장하거나, 적국의 왕녀를 대신하는 등, 정체성을 지워가며 타인의 삶을 이어받는 설정은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결국 그녀는 적수 서경보와의 대결 속에서 진실을 밝히고, 하여비의 거짓된 존재를 드러내며 스스로의 자리를 찾게 된다.
원작 소설의 탄탄한 서사를 기반으로 했지만, 드라마는 중반부 전개가 다소 늘어지는 점이 지적되었다. 특히 초각 군영에 들어가면서 한동안 흥미가 유지되다가, 이후 갈등과 전투 장면의 비중이 줄어들며 긴장감이 완화되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전쟁과 무협 액션이 극의 주요 매력임에도 제작비 한계 탓인지 스케일이 축소된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2. 배우들의 열연과 케미스트리
금월여가는 주연 배우 저우예와 승뢰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저우예는 <산하령>과 <흔상흔상니>에서 쌓은 인지도와 호감을 바탕으로, 이번 작품에서 액션 특화 여배우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히 굳혔다. 채찍을 이용해 적장을 제압하는 장면이나 군영 내 무공 대결은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었으며, 그녀의 강인함과 여장군 캐릭터는 극의 중심축이 되었다.
승뢰는 초각 장군 역을 맡아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어린 시절의 상처와 배신으로 첩자에 대한 불신을 품은 인물이지만, 화안을 믿고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에서 미묘한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저우예와의 호흡은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너 정말 첩자 아니지?’라는 대사에 담긴 긴장과 애틋함은 두 배우의 케미를 잘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이외에도 초각의 군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조연 캐릭터들이 서사의 입체감을 보완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조연 비중이 적절히 활용되지 못하고, 주연 서사에 집중되면서 다층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3. 개인적 감상과 중국 내 반응
필자는 금월여가를 방영 초반부터 완주했다. 초각 군영에 들어간 초반부는 흥미진진했고, 저우예의 액션 연기와 승뢰의 카리스마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채찍을 활용한 전투 장면은 보기 드물게 시원한 액션으로, 액션 장면만으로도 본전은 뽑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중반 이후 전개가 다소 밍숭해지고, 전쟁씬이나 무협씬의 밀도가 떨어지면서 긴장감이 완화된 점은 아쉬웠다. 제작비 한계 때문인지 대규모 전투 장면이 축소된 듯한 인상도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부의 결말은 주인공의 자아 회복과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어, 시청 후 잔잔한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중국 내 평가는 대체로 ‘무난한 추천작’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대형 히트작으로 꼽히지는 않았지만, 저우예의 액션 연기와 승뢰의 안정된 연기 덕분에 팬층에서는 긍정적인 반향을 얻었다. 평점은 7점대 초반으로, 서사 전개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호연과 원작 팬덤 덕분에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결론적으로 금월여가는 완벽한 명작이라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원작 소설의 매력을 충실히 살리고 배우들의 호연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강렬한 액션과 여장군 캐릭터의 서사를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충분히 즐길 만하며, 특히 저우예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데 의의가 있는 드라마라 할 수 있다.